조미희1 안녕 사막 안녕 사막 조미희 안녕, 사막 알 바 없는 너의 갈증을 외면하고 싶었지만 선택은 선택을 부르고 안녕, 사막 가끔 땅은 기침을 하며 나를 내뱉곤 하지 엎질러진 태양의 잔해를 앓고 있는 사막에 남겨진 이빨자국 우직 몸을 꺾어 거품을 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지 함부로 탕진해버린 햇살과 바람과 물과 사랑의 말씀들 결심한 듯 벌컥벌컥 내 푸르름을 탐하던 도시를 활보하고 돌아온 황사 모래안개 속 사막은 아직 풋내가 나 단물 다 빠져나가 쪼그라진 욕망의 마지막 고해라고? 천만에, 나는 지금 높이 솟은 구리 뱀이 된 거야 안녕, 사막 너는 뿌리내릴 수 없는 사막의 뼈 누군가 이 견고한 중심에 송신탑을 세우고 비밀번호로 잠긴 모래알들을 깨워 누각을 짓고 있어 점점 좁아지는 막다른 골목의 끝엔 언제나 솟아 날 그 무엇이.. ▣ 스크랩/시 2021. 8.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