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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멜로가 들려주는 또 다른 이야기

서기오 2021. 9. 1.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상상력이다
- 나폴레옹 -
 

컬럼비아대학교의 심리학자인 월터 미셸(Walter Mischel)은 1970년 즈음에 역사적인 실험을 실시했다. 바로 ‘마시멜로 실험’으로 이것은 심리학계에서 가장 유명한 실험 중 하나가 되었다.
 
실험은 다음과 같다. 4세 아이의 앞에 있는 탁자 위에는 아주 달콤한 마시멜로 하나가 올려져 있다. 월터는 아이에게 자신이 잠깐 밖에 나갔다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 먹지 않고 기다린다면 마시멜로를 2개 더 주겠다고 말했다. 월터는 그렇게 말하고 실험실에서 나와 15분 후에 다시 아이가 있는 방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월터가 자리를 비운 15분동안 아이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몰래 카메라로 촬영을 했다.
 
실험결과 겨우 3초도 기다리지 못한 아이가 있었던 반면 15분을 꼬박 기다린 아이도 있었다. 그런데 이실험이 놀라운 점은 월터가 이 아이들을 몇 십년 동안 추적 연구를 한 것이다. 과연 ‘단기충동에 휘말렸던 아이들과, 반대로 장기보상을 받기 위해 참았던 아이들의 인생이 어떻게 될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서였다.
  


결과는 실로 놀라웠다. 15분 동안 꼬박 기다린 아이들은 조금밖에 기다리지 못한 아이들에 비해 학교성적이 좋았다. 이 아이들은 13년 뒤, SAT 시험점수가 겨우 3초밖에 기다리지 못한 아이들에 비해 210점이나 더 높았다. 실제로 마시멜로 테스트는 4세 아이들에게 실시한 아이큐 테스트보다 미래의 SAT 성적을 더 정확하게 예측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또 오랫동안 참은 아이들은 20년 뒤 졸업성적도 좋았을 뿐만 아니라 30년 뒤에는 연봉도 더 많이 받았다. 전혀 기다리지 못한 아이들은 심지어 감옥에 가는 비율도 더 높았으며 술이나 마약 등의 중독비율도 더 높았다.
 
아이큐라는 지능지수에 대한 신화가 여전히 팽배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마시멜로 테스트의 위업 중 하나는 학교성적이나 인생의 성공 을 예측할 때, 지능지수보다 자기통제력이 훨씬 더 정확하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는 점이다. 장기보상을 선택하기 위해서 단기충동을 억제하고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자기통제력’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당신에게 두 가 지질문을 할 것이다. 문제를 내는 의도는 추리하지 말고, 오로지 질문을 보고 처음에 떠오르는 생각 그대로 답을 적어보라.
  


1번 문제의 해답을 한번 찾아보자. ‘자기통제력은 타고 나는 것일까, 후천적인 것일까?’ 아마 ‘1 타고난다’를 선택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월터는 성공의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인 ‘자기통제력’이 왜 아이들마다 차이가 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조사하다가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충동을 잘 통제하는 아이들은 자녀를 사려 깊게 양육할 수 있는 안정적이고 잘 조직된가정에서 성장했다. 반면 충동을 잘 이겨내지 못한 아이들의 대다수는 그렇지 못한 가정에서 성장했다. 물론 이 실험결과는 자기통제력이 어디서 오는지 정확하게 알려주지는 못한다. 하지만 자기통제력은 유전자의 산물이 아니라 외부환경에 의해서 충분히 학습될 수 있는 능력이라는 점을 알려주고 있다. 결국 자기통제력은 계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2번 문제의 해답을 찾아보자. 당신은 몇 번을 답으로 선택했는가? ‘자기통제력은 어떤 것과 가장 관련이 깊을까?’ 아마도 ‘3 의지’ 가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월터는 충동을 이기는 아이들과 그렇지 못한 아이들의 행동을 면밀히 살펴보면서 이 두 부류의 아이들에게서 나타나는 뚜렷한 차이점을 알게 되었다. 오래 참지 못한 아이들은 마시멜로에 온관심을 집중했다. 마시멜로를 똑바로 바라보면서 유혹을 이겨내려고 했다. 하지만 유혹을 잘 극복했던 아이들은 마치 탁자 위에 놓인 것이 마시멜로가 아닌 것처럼, 심지어 탁자 위에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행동을 했다. 이 아이들은 유혹의 대상에 대한 관심을 분산시키기 위해 마시멜로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 것이다.
 
우리가 어떤 결정을 내릴 때는 기본적으로 3가지 단계를 거치게 된다. 먼저 상황을 지각하고, 그 다음에는 이성을 통해 나름대로 합리적으로 계산을 하며, 마지막으로 의지의 힘으로 결정하고 행동으로 옮긴다. 그런데 나 자신을 통제할 수 없을 때 대부분 ‘의지박약’이라며 ‘의지없음’을 자책한다. 그리고 자기규율과 통제력을 잘 발휘하는 사람을 보면 ‘의지력이 강한 사람’이라고 칭찬한다.
 
하지만 마시멜로 테스트를 시작으로, 많은 심리학 실험들은 자기통제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지력도 이성도 아닌 ‘지각’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결국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가 자기통제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각에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무엇일까? 다시 마시멜로 테스트로 돌아가자.
 
월터 미셸은 이후 실험에서 아이들에게 탁자 위에 놓인 마시멜로에 가상의 액자를 씌우라고 말했다. 실제 마시멜로가 아니라 그림 속의 마시멜로라고 ‘상상’하라고 한 것이다.
 
결과는 놀라웠다. 그말을 들은 아이들은 듣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평균 3배나 더 오래 기다릴 수 있었다. 또한 마시멜로가 솜털구름이라고 상상하라는 말을 들은 아이들은 더 오래 참았다. 아이들은 상상력을 이용해 대상을 덜 충동적으로 바라보게 되었고, 결국 마시멜로 두 개를 더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인생의 꿈, 비전, 목표 모두 우리의 ‘상상력’의 산물이다. 자신이 하고 있 는 일을 ‘상상력을 동원해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가 결국 그 일을 하는 자신의 통제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반대로 성공을 방해하는 것들을 이겨낼 때도 머리로 잘 계산하거나 의지력을 발휘해서는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 오히려 상상력을 동원해 자신의 성공을 방해하는 것들에 대해 올바로 바라보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종합해 보면 성공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자기통제력이다. 그리고 자기통제력은 충분히 후천적 학습을 통해 길러질 수 있다. 그런데 자기통제력은 이성이나 의지의 문제라기보다 ‘대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의 문제이며, 결국 그것은 ‘대상을 어떻게 상상할 수 있는가’의 문제로 귀결 된다.
 
무엇인가를 상상하기 어려운가? 결코 그렇지 않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우리는 여가시간의 반 이상을 무엇인가를 상상하며 지내거나 상상의 산물(소설, 게임, TV 드라마, 영화)에 빠져 지낸다고 말한다. 우리는 이미 잘 훈련되어 있는 것이다.
 
나폴레옹은 다음과 같은 명언을 남겼다. 아마도 일찍이 그는 성공에서 자기통제력이 가장 중요하며, 그것은 결국 지각과 상상력의 문제임을 알았던 것 같다.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상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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